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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종격투기 선수에게 권총을 겨눴다가 무자비하게 폭행당한 뒤 경찰에 붙잡힌 강도미수 용의자 앤서니 미란다. /시카고경찰 제공 사진


미국에서 20대 강도가 차에 앉아있던 이종격투기 선수로부터 돈과 차를 뺏으려다 흠씬 두들겨맞고 경찰에 넘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7일 시카고트리뷴·뉴욕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24세의 강도 용의자 앤서니 미란다는 지난 2일 오후 11시30분쯤 미국 시카고 시내 한 도로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의 품에는 권총 한 정이 들어 있었다.

그는 수차례 절도 등을 저질러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작년 3월 가석방된 상태에서, 이번엔 차량 강도에 나설 심산이었다. 잠시 뒤, 미란다는 자동차 운전석에 혼자 앉아있던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선택했다.

미란다는 운전자에게 다가가 담배를 들이밀며 “불 좀 빌려달라”고 말했고, 운전자는 “불이 없다”고 답했다. 그와 동시에 미란다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 운전자의 머리에 들이댔다.

“머리에 구멍이 뚫리기 싫으면 가진 돈과 값나가는 물건, 자동차 키를 내놓고 차에서 내려!”

차량에 앉아 있던 운전자는 강도 용의자의 명령에 순순히 따랐고, 차에서 내렸다. 모든 일이 미란다의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운전자가 몸을 돌려 미란다의 손을 낚아채며 바닥에 넘어뜨렸다.

놀란 미란다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알은 오히려 자신의 발목에 박혔다. 운전자는 비명을 지르는 미란다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각종 격투 기술이 이어졌다. 미란다는 “잘못했다”며 사정했지만, 운전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미란다는 만신창이가 되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는 강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예정.

외신들은 운전자가 세계 최대의 이종격투기 대회인 UFC에 소속된 선수이며, 나이는 33세, 키 180cm 이상에 체중 114kg이라고 밝혔지만, 신분이 밝혀지길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에서 “대단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을 많이 한 격투선수라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